내가 어떤 때 춘추필법을 부정적의미로 사용하였더니 어김없이 사학계의 주류에 속할 것으로 생각되는 이에게서 항의가 들어왔다. 춘추필법이란 말을 잘못안다거나 혹은 왜곡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친절히도 "네이버사전"의 정의를 제시하면서 그가 인용하고 있는 "소하"란 사람이 말하는 춘추필법은 그 사람의 주관에 많이 의지한 말이라고 답했고 일반적으로 춘추필법이란 그렇게 명확하게 끊어서 생각할 수 없고 실질적으로는 주관적이고 아첨주의적인 봉건사관에 불과하다고 답했던 것 같다. 사실상 춘추필법은 봉건필법을 높여부르는 것인데 당연히 근세에 와서 (시대에 맞지 않아) 웃음거리로 일부 전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현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 필법은 어떤식으로든 조롱받기 마련이며 "소하"란 사람의 포스팅에도 당대에조차 "그대로" 옳다고 채용되어진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 있는데 유독 필자만 춘추필법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근데 그 이야기를 가만 들어보면 춘추필법을 필자가 왜곡하기 때문에 항의한다고는 하지만 속내를 들여보면 춘추필법을 비하하기 때문에 항의한다는 의혹을 강하게 들게 하였다. 후자가 필자의 잘못된 판단일지도 모르지만 일단 춘추필법의 정의 자체가 뭐랄까 모호하다. 겉으로는 "(권선징악에) 엄정한 사관"이라고 하는데 이따위 선악을 논하는 따위가 현대적인 의미에서도 "(주로 사실에 대해) 엄정"할 수 있을까? 더구나 춘추는 왕조에 아첨하는 것을 위주로 하며 그것이 선악의 기준인 바에야 철저히 위선적인 사관이 틀림없다. 요컨대 본질적으로 춘추필법이란 현대적 입장에서 왕조아첨사관일 뿐이다. 그래서 내 조선조에 저술된 각 서적에서 춘추필법이 어떻게 인용되는지 한 번 예를 들어본다.
다산 정약용은 춘추필법을 이렇게 노래한다.
東人尙有尊王筆 동국 사람들은 오히려 존왕하는 필법이 있다. -다산시문집 제2권
===> 춘추필법은 왕을 높이는 필법이라는 것이다. 이것만해도 이것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왕을 위주로하는 곡필(曲筆)이 틀림없거늘 필자가 춘추필법을 욕한다 한들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
論以春秋之法麗之擧國臣子可.... 춘추필법(春秋筆法)으로 논하면 고려의 신자(臣子)들은 임금을 없이한죄를 줄 만하다(원나라가 국왕을 끌고간 일을 공자의 비판과 결부시킴) -동사강목 14상
==> 대개 춘추필법이라하면 사실을 직서한다는 의미보다 선악의 평을 하는데 불과한데 그 선악이란 대개 왕조에 아첨하는 것이다.
邑居何從而不寧。書作斯亭。當不在貶例矣。故以石犀名其亭。而取工部石犀行爲之本。又以抱朴子爲之證。而斷之以春秋之法。 읍(邑)에 기거하더라도 편안치 못할 것이 무엇일까. 서(書)에 이 정자(亭子)를 짓고 마땅히 폄례(貶例)가 있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섯서(石犀)로 이 정자의 이름을 삼아 공부(工部)의 석서행(石犀行)을 취해 그 근본(根本)으로 삼아 또 포박자(抱朴子)로 이를 증거(證據)하여 춘추필법(春秋筆法)으로 단안을 내린다. -목은문고 제5권
==> 이 역시 사실을 직서한다기 보다 포폄을 주로 생각하고 있다.
初公讀史。筆削大義。必法春秋。至則天紀曰。那將周餘分。續我唐日月。後得朱子綱目。自驗其識之正。人有片善。稱譽惟恐不聞。先輩遺事。雖細以爲難及。공이 사서(史書)를 읽을 때는 대의(大義)를 필삭(筆削)하곡 춘추(春秋)를 규범으로 삼아 측천기(則天紀)에 이르러 가로되 ".... "라 하여 작은 선(善)이 있어도 칭찬하고 알려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선배들의 남긴 사실은 세세한 일도 따라가기 어렵다 겸손해 했다. -송자대전 34권
==> 여기서소 사실을 직서한단기 보다 포폄하는 일을 주로 생각하고 있다. 더우기 필삭(筆削)이라하는 것은 글을 적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왜곡이라고 받아들이면 환빠가 되는가?
春秋書法詩編年 貶絶姦回責備賢 춘추필(春秋筆法)은 편년(編年)을 시(詩)한 것이라 간사한 자를 폄절(貶絶)하고 현자를 책비(責備)하네 - 양촌선생문집 3
==> 마찬가지다
卽夫子春秋筆法。皆可使亂賊知懼。 공부자(孔夫子)의 춘추필법(春秋筆法)은 난신적자(亂臣賊子)에게 두려움을 알게 하는 것이 대체로 인데 -홍재전서 122
==> 마찬가지다. 춘추필법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한다.
漢雉,唐曌。列于帝紀。孟堅,永叔之筆。爲得春秋之法乎。여후와 측천무후를 제기에 올렸으니 어찌 춘추필법을 득하였다 할 수 있을까 -익제난고 9하
==> 춘추필법이란 유교적 명분론과 상관있어서 누가 실질적으로 권력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허례적으로 누가 정통이었느냐는 "당위"를 따지는데 촛점이 있다. 이것을 오늘날에도 바람직한 사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사관이 "사실에 입각"할 수 있겠는가?
춘추필법이란 사실을 직서한다는 것과 상관이 없다. 선악의 교훈을 남기는 것이 그 목적이며 사실을 직서한다는 것은 거의 중요시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토록 명분을 중시하면서 열전이냐 본기에 올리느냐 시시콜콜한 것을 따지는 것이 그 자체로 왜곡이나 곡필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러한 아첨사관이 실제 적용단계에서 어떻게 곡필로 흐르는지는 세살배기 아이들도 알 만하지 않는가?
도대체 왜
왜. 왜. 왜?
그 누가 춘추필법이 곡필(曲筆)이 아니라고 단언하는가?
결론은 이러하다. 춘추필법은 곡필이 맞다.
적어도 곡필로 흐르기 쉬우며 특히 중화세계관에 어긋날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춘추를 읽어보면 이미 드러난 것만으로 이는 곡필이라 비웃음을 받아도 싸다. 내가 다음 포스팅에서 일일히 <춘추>의 우스꽝스런 필법을 한번 일일히 강독해 주어야 정신을 차릴까? (이글루스에 주류를 자처하는 이들의 인신공격, 유언비어제조, 똥고집 신공은 물론 그럴 여유를 허락치 않겠지.) 농담삼아한 조선은 쓰레기 좃선실록은 불태워야함 이런 말에 춘추필법을 행사하듯 필자를 가혹히 인신공격하고 조롱하던 "그들"이 아니던가? 춘추필법이 곡필이고 왜곡필법이란 말에 길길히 날뛰고 조선은 쓰레기란 말에 온갖 유언비어, 인신공격의 춘추테러를 감행하는 그대들 소위 일부 사학계 주류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사람인가?




덧글
ㅊㅊㅌ 2011/08/19 12:17 # 삭제 답글
춘추필법이 역사왜곡기술의 대표적인 단어로 사용되는 것은 상식아닙니까?그런 것까지 트집을 잡는 자가 있었다니 정말 기가 막히는군요.
DreamersFleet 2011/08/19 13:06 #
<춘추필법>이 역사왜곡인지 직필인지 어이 알겠습니까? 단지 포폄을 하고 선악을 논하는데 무게 중심이 있지 직필인지 곡필인지는 지엽말단의 문제이죠. 물론 춘추필법과 춘추를 좋게 보는 것이 다수인 전통시대인들의 눈에는 의레 직필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증거는 없는 말이되겠습니다.단, <춘추>가 분명 불리하고 수치스런 일은 누락시켰다고는 합니다. 그래서 단재선생이 춘추를 왜곡 필법이라고 한 것이구요.
그게 아니라도 춘추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읽어보면 비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역사를 현대적인 문제로 볼것을 요구받는 인간들에게 있어서야 하물며?
ㅊㅊㅌ 2011/08/19 12:43 # 삭제 답글
그리고 이씨좃선은 정말 까야 제맛입니다.아무리 우리 역사라도 그런 개같은 역사를 반복하지않기 위해서라도 아주 신랄하게 비판해야지요.
도대체 이씨좃선을 옹호하는 것들은 뇌가 있는 것인지 말입니다.
DreamersFleet 2011/08/19 13:00 # 답글
ㅊㅊㅌ/ 글쎄요. 특정인을 비방한 것도 아니고 이씨조선은 까야 제맛이다. 이조실록은 불태워도 된다. 이정도의 말 그냥 오래된 나라와 문헌을 비판 안주거리로 올린 것에 불과한데 마치 자신들의 父兄이 욕을 먹은 것처럼 혹은 자신이 욕을 먹은 것 처럼 반응을 하는 것이 과연 현대인이 맞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 더군요.웃기는 것은 본인이 춘추필법을 깔때는 본인이 춘추필법을 잘못안다 왜곡한다고 치고들어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조선깔때 조선까는 것 자체로 거의 미친놈 취급하는 건 거의 얘네들이 진짜 현대학문을 하는 게 맞는지 조선시대를 살고 있는 얘덜인지 의심스럽기 까지 하더군요. 물론, 필자가 싸잡아서 조선시대를 연구하는 넘들까지 깐건 맜슴. 실제로 조선시대 연구하는 자들의 문제점은 많이 지적되지 않았던가 합니다. 그러면 그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면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겠는데 그 점은 뭐가 켕기는지 말을 꺼내지도 못하더군요.
그냥 조선을 깐다는 자체만 줄기차게 문제삼더군요. 100년 전에 망한 나라 까는게 뭐가 문제가 되는지 그 따위로 할 거면 역사 공부하지 말라고 점잖게 충고해 주고 싶습니다.
단도 직입적으로 (조선 깐다고 뭐라고 하는) 느그들 역사 연구한다고 깝칠 자격없다. 더구나 내 앞에서 ㅋㅋㅋㅋㅋㅋㅋ
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나가다가 2011/08/19 13:36 # 삭제 답글
춘추필법의 가치는 비교적 중립적 가치를 설정해두고 이에 맞추어서 온전한 평가를 내리려고 했던 시도에 있지 춘추필법이 추구했던 가치설정 자체가 현대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렵지 않나... 라고 문외한이 한 번 지껄여봅니다.
2011/08/19 17:41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